욥기 22장: 친구가 된다는 것

해설:

엘리바스가 세 번째로 입을 열어 욥을 힐책합니다. 앞(4장, 15장)에서는 욥에게 죄가 있지 않고서는 그런 불행을 당할 리가 없다고 뭉뚱그려 말했던 엘리바스는 이제 욥이 행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악행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합니다. 그는 욥이 “동방에서 으뜸가는 부자”(1:3)였던 것은 그의 의로운 삶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도, 그가 정직하게 일하여 모은 것도 아니라, 친족과 이웃의 재산을 불법으로 빼앗고 가난한 이웃에게 매정하게 대한 결과였다고 단정합니다(6-7절). 권세를 이용하여 부를 축적하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매정하게 대하는 것(8-9절)은 하나님의 심판을 부르는 전형적인 죄악입니다(10-11절). 이 말에서 재앙을 당하기 전에 엘리바스가 욥의 부귀영화를 시기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엘리바스는 욥의 믿음까지도 의심합니다. 욥은 앞에서 “하나님은 높은 곳에 있는 자들까지 심판하시는 분이신데, 그에게 사람이 감히 지식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21:22)라고 했는데, 엘리바스는 그 말을 “하나님은 너무 높은 곳에 계셔서 인간사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왜곡합니다(12-14절). 하나님은 하늘 높은 곳에 계신 분이지만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 계시다는 사실을 욥도 모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엘리바스는 욥이 그동안 마음 놓고 죄악을 저지른 이유가 그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당시에 악한 자들이 하나님에 대해 자주 하던 말이었습니다.

엘리바스는 악한 자들의 길에서 떠나 하나님에게 돌아와 그분과 화해 하라고 욥에게 권면합니다(15-24절). 또한 아직도 보물로 여기는 것들이 있다면 다 내어 버리라고 권합니다. 그렇게 하면 “전능하신 분이 네 보물이 되시고, 산더미처럼 쌓이는 은이 되실 것이다”(25절)라고 덧붙입니다. 그런 후에야 그는 하나님을 진정으로 의지하게 될 것이고 형통하게 될 것입니다(26-30절).

묵상:

정의로운 사회는 정직하고 근면하게 일 하는 사람은 누구나 부를 축적하고 누릴 수 있는 사회입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그런 사회가 존재했던 적이 없습니다. 어느 사회든 불의와 부정의 요소는 늘 잠재되어 있습니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정도 이상의 부를 축적한 경우에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그 사람을 봅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렇게 빨리, 그렇게 많은 재산을 축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율법이 한 편으로 정의로운 노동을 요구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사회적 약자들을 돌아 보도록 요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이런 까닭에 “가난한 사람들은 늘 너희와 함께 있으니”(막 14:7)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엘리바스는 친구 욥의 부귀영화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었음이 세 번째 말을 통해 드러납니다. 1장에 나오는 욥에 대한 묘사에 의하면, 사회적 약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었다는 언급은 나오지 않지만 “흠이 없고 정직했다”(1:1)는 짧은 표현 안에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엘리바스는 친구로 지내면서도 욥을 당시의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친구이기에 그 마음을 숨기고 지내다가 이제야 그 생각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는 이제는 영영 욥을 다시 보지 않을 마음으로 작심 비판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는 욥이 재앙을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속으로 고소해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엘리바스의 말을 읽는 동안에 의문이 생깁니다. 친구의 번영을 진실로 기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친구의 불행을 진실로 아파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내 안에 선한 것이 도무지 없음을 깨닫는 아침입니다.

4 thoughts on “욥기 22장: 친구가 된다는 것

  1. 저희들이 주님과 원수 되었을때 십자가의 은혜를 일깨워 주시고 주님과 화목을 갖게하신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시기하지않고 허세를 부리지않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원합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이 항상 주위에 있다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기를 원합니다.
    Thanksgiving Day에 가족을 위한 양식을 구 하기위해 오랫동안 끝이없는 긴 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어제 보았습니다. 이웃과 함께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사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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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젊은이들이 쓰는 단어 중에 프레너미 (frienemy) 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친구인지 원수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뜻으로 프렌드와 에너미를 합친 단어입니다. 친구지만 미운, 친구기는한데 원수처럼 느껴지기도 하는…경쟁과 시기가 우정 안에 녹아 있는 것을 가볍게 표현한 것이지 절친이 갑자기 철천지 원수가 되는 “숙명적인” 사연을 담은 단어는 아닙니다. 엘리바스 뿐 아니라 빌닷이나 소발도 다 욥을 부러워하고 시샘해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욥이 도와주지 않아 속에 꿍하니 맺힌 것이 있었을 지 모릅니다. 2장에서 친구들이 욥의 소식을 듣고 함께 모여 위로하기로 집을 떠났다는 것과 알아볼 수 없이 비참한 몰골의 욥을 보고 크게 울부짖으며 자기 겉옷을 찢고 티끌을 머리 위에 뿌리며 애통해 한 일, 또 칠 일 밤낮을 욥과 함께 땅에 앉아 있으며 한 마디도 건네지 못했다는 서술이 없었다면 욥과 변론하는 이들이 빚쟁이거나 원수라고 생각되지 친구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 같이 심한 비난을 쏟아냅니다. 시간이 갈수록 친구들의 비난은 점점 더 소설이 되어가고, 욥의 논리는 분명해지는 것을 봅니다. 친구들은 일반적인 예를 욥의 경우에 재단해 갖다 붙입니다. 친구들이 말하는대로 욥이 살아왔다면 그를 “흠이 없고 정직하며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을 미워하는 자” 라는 칭찬을 들었을 수 없습니다. 물론, 더 많이 도울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음을 회개하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열 번 잘하다 한 번 잘못한 것을 예로 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하나님이 보시기엔 하늘도 더러운데 (15:15) 어느 누가 하나님의 기준에 맞을 수가 있을까요. 엘리바스와 친구들은 욥도, 자기들도 넘을 수 없는 아주 높은 턱 뒤에 계신 하나님을 논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화해 (21절)가 가능해 보이지 않는데도 욥의 등을 밉니다. 맨 처음에 사탄은 욥이 그의 인생에 내리신 복으로 인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니까 그것을 다 앗아가면 하나님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이제는 그것이 주제가 아닙니다. 인간의 의지나 의도가 하나님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계산이나 공식대로 움직이는 예측 가능한 하나님이 아니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혜라든가 신비라는 단어는 욥기에 나오지 않지만 그가 고통 중에 씨름하며 깨닫는 것은 알 수 없는 하나님,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인지 모릅니다. 주시지 않으면 받을 수 없고 알 수 없는 지식과 지혜의 근원 하나님…. 선과 악의 지식을 하나님 밖에서 찾으려한 첫 인간의 시도가 절망의 서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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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엘리바스의 세계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랴?”라는 속담의 세계입니다. 어떤 재앙과 고통의 결과는 분명한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욥의 고통도 분명한 과거에 행했던 욥의 죄가 연결되어 있으며, 그 확신을 가지고 욥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엘리바스는 욥의 이야기도 듣지 아니하고, 더 나아가서 하나님의 뜻도 구하지 않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 합니다. 그의 성급한 판단의 기준들이 욥을 더 힘들게 만들고, 하나님의 뜻을 가리웁니다. 더 나아가서 자신의 무지함을 더 드러냅니다. 오늘도 겸손히 하나님 앞에 나아갑니다. 나의 기준과 의가 아닌,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믿음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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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엘리바스가 욥을 향해 그 동안에 쌓인 감정을 드러내며 정죄하는 것을 보며 우리의 일상에서도 흔히 보는 “친구의 조언”을 생각하며 내 기저에 깔려있는 속성을 드려다 보게 됩니다, 그래” 의인은 없나니” 바울의 독백을 상기하며 십자가 앞에 내 모든 죄를 떠 맡기게 됩니다.
    이웃에게 늘 공감하는 영을 주시고 격려하는 말이 혀 끝에서 살아있게 해 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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