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7장: 순명의 사람

해설:

두 번째 인구 조사가 끝나자 슬로보핫의 딸들이 모세에게 나옵니다. 슬로보핫은 므낫세 지파의 자손으로서 딸만 다섯을 낳고 세상을 떠납니다. 그 딸들은 당시까지 모든 것이 남성 중심이었기에 가나안 땅에 들어가 토지를 분배할 때 자신들은 제외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 차렸습니다. 그들은 모세와 엘르아살 제사장을 찾아가 자신들의 사정을 호소합니다(1-4절). 광야 유랑 기간 동안에는 문제되지 않았던 새로운 상황을 만난 것입니다. 

모세는 주님 앞에 나아가 이 문제를 두고 문의합니다. 주님께서는, 딸들도 아들과 동일하게 유산을 물려 받게 하라고 지시하십니다. 유산 문제에 있어서 여성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규정하신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자녀를 두지 못했다고 해서 유산을 상실하는 일이 없도록 지침을 주십니다. 자녀 없이 죽은 사람의 유산은 가장 먼저 형제에게 권리가 있고, 형제가 없으면 아버지의 형제에게 권리가 있으며, 그마저도 없으면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권리가 있습니다(5-11절). 이 규정은 룻기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이어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아바람 산에 오르라고 하십니다. 그곳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들어가 정착할 가나안 땅을 보게 하신 다음, 그곳에서 죽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신 광야에서 행한 잘못 때문입니다(12-14절). 모세는 담담히 하나님의 처분을 받아 들이고, 그 대신 후계자를 지명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눈의 아들 여호수아를 지명하셨고, 모세는 엘르아살과 온 회중이 보는 앞에서 여호수아에게 안수하여 후계자로 삼습니다(15-23절).

묵상:

인간적인 면에서 말하자면, 모세는 가나안 땅을 밟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40년 동안 그 모진 고역을 다 감당한 모세에게 신 광야에서의 잘못을 이유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신 것은 지나친 처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모세는 담담하게 하나님의 처분을 받아 들입니다. 그동안 하나님을 겪어 알았기에 그분의 처분에 이유를 달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은 그분의 처분을 따르는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개역개정에서는 ‘분복’이라고 불렀고 새번역에서는 ‘몫’이라고 불렀습니다(전 2:10; 3:22; 5:18-19).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허락하신 몫이 있습니다. 민간신앙에서 말하는 ‘팔자’나 ‘숙명’은 꼼짝할 수 없이 우리를 가두는 것이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분복’은 울타리 같은 것입니다. 그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넘어갈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를 분별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순명’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모세는 운명과 싸운 선구자적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한계를 알고 받아들일 줄 아는 순명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운명과 싸우는 그의 모습도 아름답고 하나님의 몫에 순명하는 그의 뒷모습도 감동입니다. 

4 thoughts on “민수기 27장: 순명의 사람

  1. 오늘 말씀은 두가지가 명확히 묵상되어집니다. 첫째로는 하나님께서 약자를 돌보아셨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의 여성은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약자였습니다. 그들을 위해서 율법을 만들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규정하신 모습입니다. 이 세상의 약자를 위해서 하나님마음으로 섬기기를 원합니다. 둘째로는 모세의 담담함과 순종입니다. 한순가의 실수와 불순종으로 인해서 그토록 애타게 찾던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제가 모세였다면 하나님이 원망도 되고, 다른 딜을 했을 듯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모세는 온유함으로 충만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리더의 자리까지 여호수아께 넘겨주는 모습이, 참 도전되어집니다. 동일한 마음으로 오늘 새로운 파송목사님과 만남이 있습니다. 제가 모세는 아니지만, 하나님과 이 교회를 뜨겁게 사랑했던 목회자로서, 모든 사랑으로 인수인계를 잘하기를 원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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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겉으로 보기에는 원통한 명령 이지만, 주님의 명령을 감사히 받고 순종하는것이
    가장좋은 축복임을 잊지않고 따르기를 원합니다.
    코로나 사태와 편견과 차별로 신음하는 상황도 주님의 섭리안에 있음을 깨닫고
    감사히 순복 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세상에서 비록 체험하지 못해도 천국을
    바라보게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웃과 더불어 천국을 향해 꾸준히 걷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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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슬로보핫의 딸들이 집안을 위해 나서는 모습이 신선합니다. 아들이 없어도 딸들이 나서서 서로 협력해 집안을 일으키는 이야기는 한국 사회에서도 있습니다. 여자이며 나이도 젊었을 슬로보핫의 딸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해보고자 모세에게 가서 의견을 말하는 모습이 시대를 넘어 좋은 예로 여겨집니다. 미국 의회에도 여성 의원들이 있고 그 중에는 젊은 여성들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새로 구성된 국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자리잡은 전통과 규칙 안에서 소수자로 산다는 것은 당사자만 알 수 있는 불편과 불평등이 있습니다. 이민자로 사는 사람은 경험해본 일입니다. 슬로보핫의 딸들은 자기들이 모세에게 가서 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나서 주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목 마른 사람이 샘을 파야 하는 것은 갈증을 한 번 해결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갈증을 해소하는 길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은 그 입장에 서 본 사람이 가장 잘 도와줄 수 있습니다. 팬데믹과의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미국 전역에서 흑인인권 문제로 연일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평화시위와 무법행위가 뒤섞여 좋은 뜻이 가려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 반드시 섞여 들어오는 불순한 세력이 있습니다. 개인으로는 못할 일을 남들과 같이 있으면 저지르는 어리석은 사람도 많습니다. 자기 몫의 권리를 찾으려고 나서는 슬로보핫 집안 여성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더 이상 불의한 대우를 받지 않겠다고 시위하는 사람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분복, 숙명, 분깃, 제 몫, 잔, 십자가…오늘 주신 시간을 감사함과 두려움으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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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운명에 모세도 처음에는 토를 달았지만 끝내는 순종하는 모습으로 주님의 사명에 순수히 따르는 그의 아름다운 믿음을 본 받기 바랍니다, 가나안 땅이 눈아래 펼쳐질 때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주님 곁으로 가는 모세가 억울하기도 했겠지만 본분을 파악하고 지킨 그 믿음을 동경합니다.
    끝깢 동족의 운명을 잊지않고 후계자를 세워 달라고 하는 그의 지혜로움과 사랑을 본받는 우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미국의 소요사태가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간구하며 하늘의 평화가 온 누리에 흘러나가기를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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