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3장 1-23절: 마음 밭을 돌보라

해설:

예수께서는 하늘 나라에 대해 가르치시고 설교하시고 또한 여러 가지 기적을 통해 그 나라가 이 땅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십니다. 그 결과 어떤 사람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제거할 모의를 시작합니다. 마음이 무딘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은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어 갑니다. 이 즈음부터 예수님은 비유를 사용하기 시작하십니다.

우리 성경은 첫 번째 비유(3-9절)를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라고 이름 지어 놓았는데, 어찌 보면 ‘밭의 비유’라는 제목이 더 어울립니다. 이 비유에 대한 해석이 뒤에(18-23절) 나오는데, 초점은 밭에 있습니다. 씨는 말씀을 의미하고 밭은 마음을 의미합니다. 말씀을 들을 때 사람들의 마음은 다양합니다. 길바닥같은 마음도 있고 돌짝밭과 같은 마음도 있으며 가시덤불같은 마음도 있습니다. 그 중에는 좋은 땅과 같은 마음도 있습니다. 말씀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사람들은 오직 좋은 땅과 같은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비유에는 항상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누구나 경험하는 일상 생활에서 비유를 만들어 내시는데 그 이야기 안에는 언제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나 말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농부라면 씨가 자라기에 좋은 밭만 골라 씨를 뿌리거나 씨가 자라기에 좋도록 밭을 가꾼 다음에 씨를 뿌립니다. 그런데 이 비유에 나오는 농부는 밭의 상태에 대해서는 괘념치 않고 씨를 뿌립니다. 이 농부는 씨를 허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이 비유는 ‘어리석은 농부의 비유’라고 이름 붙여야 할 것입니다.

왜 이런 비유를 드셨을까요? 씨 뿌리는 사람은 말씀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말씀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밭이 어떤지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말씀을 듣는 이들 가운데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절대 소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음 전도자는 헛수고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두 사람이라도 말씀을 받아들이면 삼십 배, 육십 배 혹은 백 배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것도 역시 “하늘 나라의 비밀” 중 하나입니다. 그것을 믿고 헛수고 같은 일을 계속 하라는 뜻입니다. 

이 비유를 말씀 하시자 제자들은 비유로 말씀하시는 이유를 묻습니다(10절). 그러자 예수님은 이사야서 6장 9-10절을 인용하여 답하십니다. 히브리말로 비유는 ‘마샬’ 즉 ‘수수께끼’라는 뜻입니다. 수수께끼는 알고 나면 너무도 쉬운데 그 전까지는 도무지 감 잡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비유가 그러했습니다. 마음이 무딘 사람들에게는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하늘 나라의 비밀을 깨닫게 하는 도구였습니다. 

묵상:

이 비유는 두 가지 각도에서 묵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복음 혹은 말씀을 전하는 사람의 입장입니다. 전도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 비유의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씀을 전하거나 가르치는 사람들도 유사한 경험을 합니다. 한 사람의 마음 상태를 다른 사람은 알 수가 없습니다. 본인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하니 다른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도하는 사람 혹은 말씀을 전하는 사람은 바울 사도가 말한 것처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딤후 4:2) 전해야 합니다. 언제 어떤 말씀이 누구에게 받아 들여질지 우리로서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그 노력의 절대 다수가 허비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분명한 것은 한 두 사람이라도 말씀을 받아들이면 놀라운 열매를 맺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을 믿고 지치지 말고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다른 하나는 말씀을 듣는 사람의 입장입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거나 들리는 말씀에 귀를 기우릴 때 우리의 마음밭이 어떤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동일한 말씀을 듣고도 어떤 사람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고, 어떤 사람은 상처를 받습니다. 어떤 사람은 큰 깨달음과 은혜를 경험하는데, 어떤 사람은 아무 감흥이 없습니다. 말씀을 전하는 사람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지만, 더 많은 책임은 본인의 마음 밭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말씀을 대하기 전에 자신의 마음밭을 돌아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2 thoughts on “마태복음 13장 1-23절: 마음 밭을 돌보라

  1. 농부외 씨와 밭에 대한 주님의 비유를 보며 내 자신이 농부였을 때의 심정과 또 밭으로의 토양이 잘 준비 되었나? 를 음미해 봅니다, 농부의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또 밭으로의 자질도 부족함을 고백합니다.
    이제는 때를 얻던지 못 어떤지 씨를 뿌리는 순수함과 또 여린 마음의 옥토가 되기위한 회개와 고백이 내 생활속에 이루어 지기를 간구합니다.
    가시덤불 같은 내 자신을 주님의 말씀에 비추어 보며 옥토로 탈 바꿈을 이루는 하루로 은총 내려 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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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순절을 지나며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으로 살아나는 것에 대해 묵상합니다. 변화와 성장, 성숙을 묵상하고 버릴 것과 내려놓을 것도 돌아봅니다. 얼굴을 씻고 외양을 다듬는 일을 매일 하듯이 내면을 가꾸는 일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아침에 말씀을 펼쳐 눈으로 여러번읽고 눈을 감고 말씀을 떠올리고, 함께 떠오르는 생각과 기억을 따라갑니다. 말씀이 쉽고 달기만 해서 마음결에 거슬리는 것이 없다면 더 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내 입맛이 쓰고 마음 밭이 거친 것인지 넘기기가 어려운 날도 종종 있습니다. 말씀을 읽고 깨닫는 일은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척척 일어나는 일이 아니지만 실망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계속하는 중에 은혜를 입는 순간도 있음을 기억합니다. 비유에 나오는 여러 모양의 밭이 있는데 열매를 맺지 못하는 한 가지 밭으로만 산다면 죽음을 이기는 부활의 능력은 맛 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씨를 뿌리는 사람은 밭의 상태를 제대로 다 알지 못해도 꾸준히 씨를 뿌려야 하고, 밭을 가진 사람은 소출을 낼만한 좋은 밭으로 가꿔야 합니다. 내가 하는 것 아니고 하나님이 하시지만, 하나님이 하신다고 부동자세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할 때와 차분히 기다려야 할 때를 아는 지혜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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